다꽁은 어른때문에 힘든 유년기를 보낸 것 같다.
주 중에는 할머니 집에 있다가....주말에는 엄마, 아빠 집으로 오고.....
그러다 할머니 집에서 같이 살게 되면서...좋아 지기는 커녕 더 힘들어 진 것 같다.
아이와 어울릴 줄 모르는....부모를 둔 아이....
생각해 보면 내 어릴 때...우리 부모님...아이들을 정말 싫어 하셨던것 같다.
딸만 셋인데....내가 그 중에서 가장 맏이 인데....
내 기억 속의 부모님은....저녁에 한번 안겨 보고 싶어서 기대면...치대지 말고 저리 가라...였다.
항상 듣는 말....치댄다....
난 그 말이 너무 싫어....다꽁에게 의식적으로 그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행동으로는 아이를 피해 도망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센터에서 만나 엄마들....다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서 센터에까지 오게 된 엄마들....
우연히도 다꽁과 같은 나이의 엄마들이 모여 모임 비슷한 것을 가지게 됬다.
가끔씩은 아이들과 근처 작은 공원에 놀러도 다녔다.
남자아이 두명에 여자 아이 네명....
그런데 여자 아이 두명이 너무도 활발하고....다꽁과 다른 여자 아이 한명이 그 아이들을 따라 다니지만...계속 쳐지기만 했다.
그러다 결국 다꽁은 울음을 터트리면서 나에게 오곤 했다.
그런 다꽁이 속상해 난 애를 달래기보다는 친구들 쪽으로 밀어내며...네가 더 열심히 뛰어라...라고 말했었다.
그때 한 여자아이의 엄마....지금은 언니라고 부르고 일주일 한번씩 아직도 만난다.....가 나에게 아이를 보듬어 주지 않고 밀어 내고 있다고...아이는 속상해서 엄마한테 위로 받으려고 왔는데...엄마는 아이를 위로해 주기보다는 더 야단만 친다고...아이가 상처를 받고 있다고 한다....
충격이었다.
그리고 예전 내가 엄마나 아버지에게 많이 들었던 치댄다는 단어가 떠 올랐다.
그 단어만 내 입밖으로 내 뱉지 않았다 뿐이지....결국 나도 행동으로는 똑같이 하고 있었던 거다.
나도 몰랐던 내 모습....
그 뒤로....난 내가 조금더 피곤해도 아이가 옆으로 오면 안아줬다.
친구들에게 따 돌리고...울면서 내 옆으로 오면...안아주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때...아이의 이야기는 친구들이 자기와 놀아 주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냥 친구를 못 따라가 속상하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딴 아이를 탓 하는게 아니라...본인이 못 하는 걸 속상해 하는 것...
난 아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거다.
그렇게 아이가 오면 안아주고....놀면 지켜 봐주고....
4명의 여자 아이들 중에서 다꽁이 돌리면 돌리는 대로 난 속상하지만...아이들에게 개입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친구들을 만나고 오면 힘들어하는 다꽁때문에 난 또 전화로 속상하다 하소연...하소연...
그럴때마다 들린 이야기가 차라리 지금 그런 경험을 하는게 나을 거다.
아이들 일에 엄마가 개입하면....나중에도 개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엄마들 눈 앞에서 그 일이 생기면....엄마가 아이를 달래고 보듬어 줄 수 있지만....엄마의 눈 앞이 아닌 학교나 사회에서 벌어져 아이가 힘들어 할때..아이가 엄마에게 이야기 하지 않으면...아이가 상처입고 힘들어도...엄마가 보듬어 줄 수 없다...그 상처가 더 크다.
오히려 지금 경험하고 아이의 힘을 기르는게 나을 거다...
거의 일년을 다꽁도 나도 속상하고 눈물바람을 하고...지냈다.
그런데 다음해...난 놀라...내 눈을 의심했다.
너무 활발하던 여자아이 중 한명이 다꽁과 짝이 되어 너무도 별나게(?) 설치고 다니고...다른 여자 아이는 자기만의 세상에서 자기만의 놀이를 하고....다꽁과 함께 쳐졌던 다른 여자 아이는 작년...다꽁이 경험했던 그 과정을 그대로 밟고 있었다.
물론 다꽁은 이번에는 그 친구에게 상처를 주는 입장....
이 모습에 또 전화로 하소연하고 상담을 했다...
내 아이가 상처 받는 걸 원하지 않지만...상처를 주는 것도 원하지 않았기에...
그런데 이번에도 엄마는 개입하지 말란다.
엄마들은 그냥 옆에서 보고 있으란다.
다꽁도 아마 본인이 아팠던 만큼 상처를 주고나면...또 다시 성장해 있을 거란다.
상처를 받는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었지만...상처를 주는 모습을 보는 것은 더 힘들었다.
내 옆에서 웃으면서 앉아 있는 그 아이의 엄마를 보고 있으려니...좌불안석...
작년에는 그 엄마들이 날 보면서 그렇게 힘들었겠구나...싶었다.
그 모든 일들이 엄마들의 시야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보니...학교나 부모의 시야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보다...소소했지만....그 모든 과정들을 겪은 다꽁은 학교에서도...친구와 문제가 생겨도...혼자 잘 이겨내고...버텨낸다.
지켜 보기만 하기에 힘든 그 과정들....그래도 아이에게 단 4명의 구성원으로도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그것도 다행이 부모의 눈 앞에서 큰 상처 없이...경험 한 것이다.
그 뒤로 난 이 모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하고자 한다.
나에게 없는 다꽁을 위한 조언들을 들을 수 있으니까....
'Moth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꽁과 나] 엄마는 아이의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0) | 2015.05.01 |
---|---|
[다꽁과 나] 엄마한테 맞고 컸어요.....울 엄마는 냉동밥 줘요.... (0) | 2015.04.30 |
[다꽁과 나] 잘 모르는 엄마때문에....미안해... (0) | 2015.04.27 |
[다꽁과 나] 간 큰 엄마....무심한 엄마... (0) | 2015.04.24 |
문예 행사를 가장한 소풍.....엄마는 피곤하다... (0) | 2015.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