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

글쎄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괜히 우울해졌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분명 부모의 경제력이나 주변환경에 의해 공부의 성취도가 달라진다는 내용이겠지만...

난 왜 모두들 공부에 목을 매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가졌다.

내가 지방에 살고 있는 건 맞고....그 지방도 분명 학업성취도가 낮은 지역이고...

다꽁이 고등 1년이 된 지금의 시점...

이 다큐를 보면서 느낀건 왜 아등바등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공부만 보는가...였다.

물론 나도 다꽁이 이왕이면 공부를 잘 했으면 좋겠고 좋은 고등학교를 갔으면 좋겠고 이름난 좋은 대학의 유망한 과에 진학해서 취업을 잘 하고 나중에 내가 아이를 보듬어 줄 수 없을때 혼자서도 잘 살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다큐의 첫번째 사례로 보여주는 윤예원양을 보면서 난 왜 저렇게 살아야 하는 거지 싶었다.

난 다꽁이 아직도 12시면 잠자리에 들었으면 좋겠고...친구랑 놀때는 놀았으면 좋겠고....공부 할 때는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모든 걸 포기하고 잠을 자지 않은 채 오로지 공부에 매진하는 윤예원양의 모습이 부럽지 않다..

소매가 다 닳도록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손에 힘이 빠져 고무줄로 묶어서 공부하고 잠을 이기기위해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며 공부하는 것을 다꽁에게 바라지 않는다.

성적이 조금 못 나와도....좋은 대학을 가지 못해도....지금 나이에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렸으면 좋겠다.

다꽁...이번 첫 중간고사 수학성적...28.7점....하지만 다꽁도 나도 크게 상심하지 않았다.

지금 이 점수를 받았으니 다음에 조금 더 나올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워낙에 고등 들어가면 성적이 상상도 못하게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인지...크게 충격을 받지도 않았다.

그렇구나....정도?

다꽁도 처음 배치고사와 3월 모의고사 결과로 반 배정이되었을때..수학 하 반으로 결정났을때...다꽁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으니 괜찮다고 웃었었다.

뭐...더 떨어질 곳도 있구나...싶긴했지만...그걸로 다였다.

이왕이면 좋은 성적 받기를 바라지만....지금 나이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부에만 매진하는 모습이 부럽지 않다.

물론 주변의 아이들이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가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지금 이 순간만은 절대로 아이를 공부로 몰아 붙이고 싶지 않다.

다큐 중간에 나오는 윤예원양의 글...경제적으로 약자인 부모를 원망하는 글...

하지만 내 기준으로 봐서는 윤예원양의 집안이 부모를 원망할 만큼 힘들고 어렵지 않다고 느꼈다.

그냥 평범한 집안? 솔직히 우리집 보다 나을 수 있는 경제사정?

윤예원양이 기준으로 보는 서울의 날고기는 집안에 비하면 분명 아이를 밀어주지 못하는 경제적 사정일 수 있지만...

그걸로 부모를 원망하는 글을 한자락 남길 수 있다는 건....잘못인거다.

다꽁을 키우면서 여태까지 생각했던게...공부를 잘 했으면 좋겠지만...그 공부를 하면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였다.

그래서 다꽁은 그 흔한 학습지 한번 제대로 안 해 보고 고등입학을 했다.

그 덕에 수학을 엄청난 점수를 받았지만...초등, 중등 시절...놀고 쉴 수 있는 시간을 포기하고 수학 문제를 무한대로 풀렸다면 이 성적을 받지는 않았겠지만...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 하고 그 최선의 결과에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

이왕이면 좋은 성적, 좋은 학교, 최고의 직장을 다니며 행복했으면 좋겠지만....모든 걸 다 가지지 못한다면...행복을 우선으로 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큐에서 처럼 무언가에 쫒기듯이 잠 못자고 편히 쉬지 못한다면...그건 불행한거 아닌가?

물론 미래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할 수 있지만....막상 그 꿈에 이르렀을때...얼마나 행복해 질 수 있을까?


http://www.ebs.co.kr/tv/show?prodId=348&lectId=10512372

2018년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 평가로 바뀐다.

절대 평가의 취지는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점수를 주는 방법으로...아이들에게 공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란다...

90점 이상이면 1등급....80점 이상이면 2등급...

현재 상대평가보다 아이들에게 부담이 훨씬 적을 거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더불어...영어가 90점만 맞으면...되니까...일단 한 발 뒤로 물러나도 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지난 주 만났던 어떤 엄마의 말....그 엄마는 이과인 고 2 딸아이가 있다....점수 0.1점 차이로 1등급, 2등급 나뉘는 현재보다...절대 평가가 더 아이들에게 유리 할 거라고...

그녀의 딸이 이번 3월 모의고사에서 받은 영어 점수가 상대평가로 치면 2등급이고 절대평가로 보면 1등급이라고....

그래서 절대 평가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난 그 엄마의 말에 반대한다..

절대평가가 무조건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일단...영어 변별력이 떨어지면...대학들은....분명...영어 잘 하는 아이들을 찾을 방법을 모색 할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이 아닌 대학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분명...제일 처음 이야기 나올 것이 고등학교 서열화...

같은 점수대의 일반고와 특목자사고 아이들이 있으면...누구를 뽑을까?

오히려 내신 점수가 더 낮은 특목 자사고 아이들을 뽑을 거다. 특히 외고...

왜? 그 아이들 영어 점수는 일단 믿을 만 하니까....

외고 수업 내용을 보면 영어 시수가 일단 많다...외국어 시수도 많다...

수학 시수가 주 3타임, 국어 시수도 3타임...영어는 전공과는 8타임...비전공과는 6타임...

수업의 내용도 무조건 주입식의 수업이 아닌....

학생 참여 수업과....영어 원서 수업...

다꽁이 다니는 학교는 영어 원서로 햄릿을 쓴다...

그 차이는 대학이 아마도 더 잘 알 듯....

일반고...불리하다...

그리고...시험의 난이도...첫해인 18년도 수능에서는 아마도 영어가 쉽게 나올 듯....

왜?

첫 절대 평가인데...어렵게 내면...절대 평가의 취지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거니까...

그래서 1등급 학생들이 무더기로 나오게 되고....그때 되어서야 아차 싶어서...19년 수능에는 어렵게 내지 않을까?

다꽁은 19년 수능...준비..영어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학생들이....부모들이....각종 미디어 들이....학원들이....영어를 일단 90점만 넘기면 되니까....그 정도까지만 공부하라고 주문한다.

영어의 변별력이 떨어지므로서 높아지는 수학, 국어의 공부 비중을 늘리라고 요구한다.

물론 늘려야 한다...

하지만 내가 수능에서 90점을 넘길지...못 넘길지는 시험을 봐야 알 수 있는 결과...

하지만 4%내에 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라지면...아이들은 마음을 놓는다.

결국...수능에서 영어가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면...절대 평가...무조건 좋은 것도 아닌것 같다.

더구나...오늘 발표 된 서울 소재 대학들의 영어 절대평가 점수 배점표...

할 말이 없다.

1등급이 나오지 못하면....서울 소재 대학은 원서 포기 해야 할 상황...

차라리 상대평가로 등급 맞추기라도 하면....좀더...여유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영어는 기본1등급을 맞추고...수학과 국어와 탐구과목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시험이라는 과연 있을까?

다꽁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지역 외고...우리 지역에서야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지만...그래도 역시 광역 자사고, 지역 자사고, 과고에 비하면 특목으로도 쳐 주지 않는 학교...

전국권으로 하면...더 알아 주지 않는 학교....

그래도 집에서 지원 가능한 일반고의 분위기가 너무 나쁘고....다꽁이 새로운 친구들과 공부해 보고 싶다고 해서 지원했다.

전원 기숙사 학교.....

입시를 치를 때도 중학교 성적이 불안해서...떨어지는 것을 각오하고 원서를 넣었고....

1차 서류 심사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결과를 확인하고...면접을 준비했다.

결론은 면접으로 입시 합격했다...라고 이야기 하는 상황...

그리고 입학 후 기숙사 생활...

아이가 원하는 것들...평소에 괜히 메이커 값이라 가격만 비싸다는 이유로 사 주길 거부했던 것들...대부분 구입해 주고...기숙사로 들어갔다.

첫번째 퇴사날....토요일은 그런대로..잘 지냈지만 일요일 오전에 눈을 뜨자마자 기숙사 가기 싫다고 운다...

그날 하루 종일 울다가...저녁에 기숙사 앞에 데려다 주니 또 울다가...축 쳐져서 들어가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시큰해졌었다.

두번째 퇴사날...기숙사 앞에서 보자 마자...가볍게 웃어주더니....차에서 내릴 타임에 울기 시작했다.

너무 힘들다고....학교 자체는 너무 재미있고 좋은데 기숙사가 싫다고...

눈물을 투툭 흘리면서..끅끅 거리면서...그러면서도 학교를 옮기지는 않겠다고...

다른 반 아이중에 기숙사 생활이 맞지 않아서 벌써 전학 신청한 아이가 있는데....학교는 좋으니 그대로 다니고 싶단다...

세번째 퇴사날...토요일, 일요일 한번두 울지 않고...기숙사 들어가기 싫다는 이야기만 서너번 꺼낸 뒤...기숙사로 들어갔다.

이제는 적응했구나...다행이다...싶었는데....

화요일 아침에 전화가 왔다...

엄마...배가 아팠어...그래서 배즙도 먹고...우유도 마시고 잤어....

다꽁은 어릴때부터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아팠었다.

그리고 빈혈도 있어서...정기적으로 병원에서 빈혈 테스트를 하고...철분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했었다.

빈혈이 있을 때면 배가 자주 아팠던 다꽁...

환경이 바뀌고....그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다꽁은 무척이나 힘들어 한다.

고등학생이 되어서 공부에 신경은 쓰지도 못하고...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다꽁...

다행히..학교 생활은 재미있다고 하니...그나마 위안이 된다고나 할까...

밝고 명랑한 다꽁이 고맙다...

요즘들어 다꽁은 공부에 신경을 쓴다.

다음주가 기말고사....

성적에 신경을 쓰고....긴장도 한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짜증을 내면서...들어간지 10분만에 뛰어 나오고 뛰쳐 나오고를 반복한다.

도대체 왜 그러냐고 했더니...도저히 이해가 안 된단다.

학교에서도 이해가 안 됐고...선생님께 여쭤봐도 선생님께서 이걸 왜 이해 못하지...라시며 오히려 다꽁을 이해하지 못하시더란다.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그 친구도 이해를 못해 그냥 외워버렸단다...

다꽁은 그냥 단순히 외우려니 잘 외워지지도 않았지만 억지로 외우긴 했는데 그래도 이해가 안 되서 미치겠단다.

도대체 무슨 과목이냐고 물었더니...과학 중에서 세포분열이란다. 체세포 분열과 생식세포 분열이 이해가 안된단다.

생식세표가 왜 1감수 분열과 2 감수 분열이라는 복잡하나 과정 없이 생식세포처럼 하면 되는데...미치겠단다.

교과서를 가지고 오라고 해서...그 부분을 차근 차근 읽었다.

그리고...내가 이해 한 부분들을 설명했다.

그러자 다꽁 왈....엄마...그 순서는 나도 알아....외우기도 다 했어....그런데 왜 이 과정들을 거쳐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어.....

흑....

자연의 섭리인 것을.....이유를 알고자 하면 우짜자는 건지...

내가 해 줄 수 없는 이 상황에...눈 한번 질끔 감고....한숨 한번 내 쉬고....

아무 생각없이 머리속을 비우고 생각이 나는 대로 말을 끄집어 냈다.

체세포처럼 생식세포도 단순 분열을 하면 좋을 테지만....생식세포는 난자와 정자가 만나 또 다른 하나의 완전한 세포를 만들어야 하기때문에 체세포 분열을 한다면 나중에 만들어진 세포는 유전자가 2배수가 된다. 그래서 생식세포는 1감수 분열과 2감수 분열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유전자를 반으로 줄인 다음에.....왈라 왈라 왈라...

그런데 갑자기 다꽁의 얼굴이 확 밝아진다.

이해를 했단다.

이해가 다 되어서....이제는 다른 과목을 공부해야 겠단다...

그러면서 방으로 들어가는 아이의 뒤꽁무니에 대고 내가 물었다...

넌 정말 엄마 잘 만났지?

 

다꽁을 믿어 보자....

믿어보자...

초등 들어가 학교 수업도...숙제도....공부도...모두 다꽁에게 맡기자....

아이 말 한마디...주변의 말 한마디...모든것에 흔들리는....나약한 갈대 마음...엄마...

그럼에도 아이를 믿고 또 믿으라는 조언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을 잡고 또 잡고...

시험을 보면 붉은 비가 죽죽 내리는 시험지...그걸 보면서 또 흔들리는 이 마음...

내가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인가...

내가 아이를 방치하는 건 아닌가...

아이를 믿는다는 핑계로 이건 방임이 아닌 것인가...

아이의 가방 한번 열어 본 적이 없고...

알림장 한번 아이가 보여주기 전에 먼저 본 적이 없고....

그냥 놔 두는 이 내 모습이 진정 잘 하는 것인가...

그러면서도 아이에게는 너는 잘 할 수 있는 아이다...

여기 지금 네가 머물고 있는 이 세상이 모든 세상은 아니다..

너의 세상은 이곳보다는 더 넓고 더 엑티브 할 것이다...

네가 한 노력에 대한 결과치에 대해 네가 만족한다면...그걸로 된 것이다.

아이에게 말 하면서 나에게도 다독이는 말...

몇년의 시간들....

어느 순간...갑자기 빛을 발하는 다꽁이...

그러면서도 한 순간....한 순간....가슴이 덜컥 거리는 일도 생긴다.

이미 예전에 다 경험한 거라...더 이상 누르고 다독일 일도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반복되는 이 일들...

하지만 그래도 난 다꽁을 믿어야 겠지...

 

다꽁이 초등 4학년때...아이가 갑자기 까칠해졌다.

딱히 뭐라고 야단을 치거나 말 할 상황은 아니었는데.....내가 느끼기에 너무도 까칠한...아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서....혼자서 많이 힘들때였다.

견디다 못해...어느 토요일 아침....8시도 되기 전에...잠에서 깬 아이를 덜렁 차에 올라타라고 하고...아이와 단 둘이...집을 떠났다.

무작정 동해안..쪽으로....

강릉만 목표로 잡고...휴게소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으면서 휴게소에 걸린 지도로 갈 곳을 짚었다.

오죽헌, 경포대, 허난설헌 생가, 참소리박물관,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 그리고 생각나지 않는 군함을 개조한 전시관....

등등...

운전을 해 가면서...아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적게나마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었고...

난 초행길...그때는 네비게이션도 없었으니...표지판 보면서 운전하느라 정신 없었고...

아이는 아이대로...음악을 듣느라....별 이야기 없었고..

그렇게 강릉에 도착해 경포대부터....공사중이라...경포대에 올라가 보지는 못하고...그냥 밑에서 보고 말았고...

오죽헌 갔다가....거기서...아직도 보지 않은 책도 한 권 사고...

가 보자 했던 곳들 하나 하나 다녀보고....허난설헌 생가 근처에서 두부도 먹고...

이래저래 하루를 보냈지만...결정적으로 숙소를 정해 놓고 오지 않은 탓에....

그때부터 숙소 찾느라....운전하면서...펜션 전화번호만 보이면...전화 문의...

주말이라...예약이 다 되었는데...다행이 그날...날씨가 좋지 않아...취소된 곳이 한군데 있어서...방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어렵게 구한 숙소에서는 텔레비젼 보면서 낄낄거리고...

자고..일어나...다시 해안도로쪽으로 돌면서 관광하다....집으로 왔다.

여행 기간 내내....다꽁과 별다른 이야기 하나 나눈 것 없었다.

그런데...급작스런 여행을 다녀 오고 난 다음....집에 오니...아이가 많이 부드러워져있었다.

딱히 둘이서 어떤 이야기 한 것도 아니었고....나는 초행길..운전에 온 신경을 썼고....다꽁은 다꽁대로 즐길 수 있는 건 즐겼는데...그 뾰족함이 어디로 갔는지..

그 뒤로 난 다꽁과 나와의 여행을 일년에 한번은 반드시 계획했다.

단 둘이 가기 힘들다면....친구들과...또는 모임의 여행에 다꽁을 끼워 움직였다.

심지어 직장 해외 세미나에도 다꽁 동행....나 혼자 아이를 데리고 갔었다.

단지...아빠나 다른 식구들과는 움직이지 않고...다꽁과 나만이....

여행을 하는 동안은 일행이 있지만....이동하는 동안...숙소는 다꽁과 나 단 둘이 있으니까..

그렇게 다니는 동안....아이의 사춘기가 쉽게 넘어간 것 같다.

지금도 사춘기 일 수도 있지만....엄마가 말도 못 붙일만큼 까칠한 아이들에 비해 다꽁은 많이 수월한편...

아직도 엄마랑 어딘가를 가는 것에 거부감도 없고...

여행이란 것이 이래서 좋은 것 같다.

솔직히....맞벌이를 한다고는 하지만....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년에 한번..여행을 간다는 건 쉽지 않지만....무리를 해서라도 다니는 이유....

이것때문이다..

아이의 시기가...사춘기...엄마가 컨트롤을 할 수 없는 시기...를 쉽게 넘기기 위해서...

아이마다 처방이 다를 수 있지만...딸 아이는 엄마랑....아들은 아빠랑...여행을 다녀 보는 것은 정말 좋은 것 같다.

 

아기였을때 주말 모녀를 해서인건지...아니면 아이의 정서적 성장기에 내가 제대로 아이의 정서적 지지를 제대로 못 해 줘서였는지...다꽁은 사람을 너무도 좋아한다.

사춘기가되면 엄마랑 잘안 다닌다고 하는데....사춘기가 지난 것 같은(혹시....설마....아직 사춘기가 안 온 것은 아니겠지...)지금도 나랑 다니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아이에게 기회를 주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 맀지만...그 부분은 나중에 이야기 하기로 하고....

초등때까지도 다꽁은 혼자서 자지를 못 했다. 할머니 집에서 독립하면서 드디어 다꽁의 방이 생겼고 침대도 책상도 아이가 선택한 걸로 구입....원하는데로 꾸며 줬었다.

평소에는 방에서 잘 놀면서(?) 잘 때가 되면 꼭 누군가가 옆에 있어야만 했다. 주로 그 대상은 나였지만 회식이나 오랜만에 친구라도 만나 늦게 들어가게 되면 그때는 불안불안해 하다 결국 할머니께 집으로 와 달라고 요청했었다.

아빠도 할아버지도 안 되고 엄마...할머니....그도 안되면 이모....

그렇다고 잘 때 꼭 끌어 안고 자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따로 따로 몸이 많이 부대끼지 않도록 침대의 이쪽 끝과 저쪽 끝에 누워 손이든 발이든 피부의 딱 한 부분만 붙이고 자는거다. 아이가 완전히 잠들때까지 그러고 있어야지 만약 일찍 몸을 일으키면 잠이 들었던 다꽁도 같이 벌떡 일어나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처음 잘때는 다꽁의 옆에서 자다가 한 밤중 또는 새벽에 비몽사몽 안방으로 옮겨 잠을 다시 자곤했다.

지금은 혼자서 잔다. 하지만 방문을 열어 둬야한다. 다꽁의 방문도....안방문도....

어쩌다 다꽁이 나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 경우가 있는데...그때는 일단 다꽁의 방문을 닫고 잔다. 하지만 내가 자기 전 다꽁의 방문을 열어 둬야한다. 얼마전 이제는 괜찮겠지 싶어 방문을 닫아놨는데....한 밤중 다꽁이 자다 깨서 안방으로 와 내 옆에 눕는거다. ㅜㅠ 자다 잠결에 방문이 닫힌걸 알았고 그래서 더 잘 수가 없더란다 ㅜㅠ

문을 열고 다시 잔다는 생각보다는 일단은 엄마 옆에 가야겠다는 생각만 나더란다.

결국 다꽁은 아직도 사람이 옆에 없으면 안 되는거다.

이유가 뭐가 되었던 아직은 엄마의 품이 필요한거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렸을때 엄마의 역활이 중요한거다. 내가 못 했던 엄마의 역활....

다꽁이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할머니가 아이를 학원차(학교가 멀어서...당시 다니고 있던 피아노 학원에서 통학을 도와주는 차량은 운행했었다)에 태워 학교에 보내고...학교가 마친 다음 학교에서 피아노 학원을 갔다가 집에 오면 아이를 챙겼다.

난 아이보다 먼저 출근했고...아이보다 늦게 퇴근하니...할머니가 근처에 살고 있다는 건...정말...나에게는 큰 힘이었다.

그런데 난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아이가 할머니의 존재를 이용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멀쩡히 학교에 잘 갔는데...그곳에서 콜렉트 콜로 할머니 집으로 전화를 해서는...본인의 책상 어디쯤에 일기장 또는 숙제 노트가 있으니 가져다 달라고 하는 거다.

초등 들어가자마자....난 모든 것을 스스로 하기를 바랬다.

처음 며칠 동안 책가방 싸는 것을 도와 주었지만....아이가 이해를 했다는 걸 알자 마자...혼자 책가방을 싸도록 했다.

저녁에 자기 전 미리 책가방을 싸 두면 좋으련만...다꽁은 절대로 미리 챙기는 법이 없었고...아침이면...이런 저런 것들을 집에 놔 두고 학교에 가기 일쑤였던거다. 거기다 전화만 하면 가지도 달려 와 줄 할머니도 계셨으니까....

그런 사실을 알자 말자...난 할머니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했고...할머니는 아이가 선생님께 혼나는 것이 싫어서 내 말에 동의 할 수 없다고 하셨지만...결국에는 수긍하셨다....다꽁의 전화가 와도 절대로 물건을 갖다 주지 않기로 약속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뒤 또 전화가 왔고...할머니는 다꽁에게 엄마가 절대로 갖다 주지 말라고 했다며....안된다고 하고 전화를 끊으셨다.

그날 저녁...퇴근하고 집에 오면서 살짝 걱정을 했었다.

다꽁이 선생님께 야단 맞아서...많이 화가 나 있으면 어쩌나.....혹시 내가 한 일들에 마음에 상처를 받지는 않았을까.....등등등...

그런데 할머니도 다꽁도 별 말이 없었고...그냥 그렇게 넘어가 버렸다.

나중에 할머니께 아무일 없었냐고 여쭤 봤지만...별 일 없었다는 말만 들었다. 혹시나 싶어....할머니께 다꽁의 말대로...또 학교로 가져다 준건 아닌지도 물었지만...그러지는 않으셨단다......

그렇게 불안한 며칠이 지나자....다꽁이 저녁이면 가방을 싼다.....저녁에 미처 챙기지 못했을때는 아침에 꽤 꼼꼼히 가져가야 할 것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 줬다...

그 뒤로는 학교에서 뭘 가져다 달라는 전화는 오지 않았다.

아이가 학교에서 선생님께 야단 맞는 것이 무섭고 싫었지만...그 과정을 한번 겪고 나니....스스로 조절을 하는 모습이 보여 좋았다.

또한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한다고 했을 때도 처음에는 같이 책을 읽고....내가 불러주고 다꽁이 받아쓰는 연습을 하고 학교에 보냈는데....몇 번 한 뒤로는 그것도 하지 않았다.... 다꽁에게 혼자서 책보고 읽으면서...받아쓰기 연습을 하고 가라고 했다.

몇 번 투덜대다...할머니께 책을 가지고 올라갔다가....하더니....결국 혼자서 책을 보며 쓰기 연습을 하고....학교로 갔다.

처음에는 받아쓰기 결과가 정말 바닥을 치더니...점점....나아졌다.

어떻게 보면.....아마 난 아이를 정말 챙기지 않은 것 같다.

초등학교 갖 들어간 아이가 스스로 뭘 할 줄 아는 게 있어서...그리 했는지.......

하지만 그 때 겁 없이 아이를 던졌기에...지금 혼자서....공부하고...생활을 챙길 수 있는 아이가 된 것 같기ㅅ도 하다..

학원의 도움을 크게 받지도 않은 채....공부도 하고...엄마의 도움이 없어도...이런 저런 일들을 챙길 수 있는...하지만 아이의 먹거리는 내가 꼭 챙긴다.

아침에 반드시 밥을 해서 먹이고....출근하기 전에...아이가 집에 와서 먹을 간식거리 그 중에서도 과일을 미리 깍아서 접시에 담에 뚜껑을 씌워 냉장고에 넣어 두는 건 꼭 하고 나온다.

집에 오면 출출하니...간식이 먹고 싶을 텐데....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서 먹을 수 있도록.....

공부도 제대로 봐 주지 않고...숙제도 안 챙기고....방치하지만....먹을 거리는 엄마가 신경쓰고 있다는 걸 알려 줄 수 있도록...

어차피 공부는 혼자서 해야 하는 거지만.....먹는건....엄마가 아이를 위해 챙겨 줄 수 있는 한 최대한 챙겨 주고 싶었다..

덕분에 지금도 다꽁은 과일을 제대로 깍지 못한다...내가 손을 다쳐 사용하지 못 할 때...과일을 깍는다며 칼을 챙겨 들더니...부들부들 떨며온 몸에서 식은 땀을 흘리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다꽁이 또래 친구들은 벌써 제빵 자격증을 딴 아이도 있고...밥도 어설프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아이도 있다는데...다꽁은 칼을 사용못해...필러로 껍질을 깍고...라면도 아직 못 끓이고....계란 후라이도 못한다.

하지만 본인의 속옷과 와이셔츠, 스타킹은 스스로 빨고....학교에서 그외 모든 곳에서 엄마의 도움 없이도 참 잘 챙겨 다니는 딸로 자랐다.

아직도 더 자라야 하지만.....그래도 어디에 내 놔도...걱정 없는...먹을 거리만 해결된다면...그런 딸이다.

어릴 때 조금 힘들었겠지만....지금은...주변의 어떤 아이들 보다...멋진 딸인것 같다.

다꽁의 사회성 문제로 센터에서 부모교육을 받을 때...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부모는 특히 엄마는 아이의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였다.

내 친구의 경우...그 당시 5살(다꽁보다 두살 어렸었다) 남자 아이가 폭력적이라고 고민하기에....센터 방문을 권했었다.

그 친구도 나와 비슷한 경우였는데...단...이 친구의 경우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친구랑 사소하게 싸우거나 트러블이 생기면 일단 다른 아이부터 달래고...본인의 아들을 챙겨왔었다. 그리고 친척들이 모여 아이들끼리 다툼이 생겨도 처음에는 조카들 먼저 다독이고...아들을 달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본인의 아들을 먼저 야단을 치곤 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다른 집 아이와 내 아이가 싸우게 되면 일단 다른 집 아이를 먼저 달래거나...내 아이를 먼저 야단을 쳐야 한다 생각했었다.

그런데...친구의 아들은 그런 엄마의 모습에서 상처를 받았고...그 상처를 폭력적인 행동으로 표출을 한 거다.

이 친구또한 아이는 정말 좋은데...엄마가 문제인 상황....

이 친구도 나와같이 부모교육을 받았었다.

그리고 나서 아이를 보니...폭력적인 성향은 없어지고...엄마에게 와서 많이 안기는 사랑스런 아들로 바뀌었단다.

난 친구의 경우도 있었고....부모교육을 받을 때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었고....다꽁이 친구들과 문제가 있을때 나에게 와 하소연 하는 걸 들어주지 못하다...주변 엄마의 충고로 들어 주게 되었을 때....아이의 말을 들은 것도 있었고 해서....

항상 아이의 편을 들어주려고 했다.

그렇게 아이가 학교를 가고....친구랑...선생님이랑...내 눈 앞이 아닌 아이만의 사회가 생겼고...난 아이의 말만 들어야 할 경우가 태반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주관적인 말을 듣는 중간에도...내가 보기에...이건 우리 다꽁의 잘못이 명백한 경우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도 있었다.

이때도 난 아이에게 너가 이런 이런 잘못을 했어..라고 지적하지 않았고....그랬니? 그래서 어떻게 했어? 속상해서 어떻게 하지? 네가 너무 속상하면 엄마가 그 친구를...선생님을 만나볼까?....이랬다.

속에서는 네 잘못이니 네가 반성을 해야해...라는 말이 여러번 튀어 오르지만...일단...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러면 다꽁은 일단은 엄마는 참아라...내가 해 보고 안되면 그때 엄마한테 이야기 할게...하곤 했었다.

그래도 아이는 내 반응에 더 열심히 상대에 대한 성토를 하고...난 그 아이의 말을 들으며 아이와 완전 공감을 한다는 듯이....더 오버액션을 취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감정이 가라앉을 쯤이면...다꽁은 슬그머니...엄마 근데 이건 내가 잘못한 것 같아...하고는 했었다.

다꽁이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을 하고....내가 다꽁에게 한 이야기는 친구의 문제에 엄마가 개입하는 건 제일 마지막에...네가 해 보고 안 되었을때...너의 도움 요청을 받으면 도와준다...하지만 너보다 학년이 높은 선배이거나 선생님이 네가 생각할 때 너에게 부당하게 대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바로 바로 엄마한테 이야기 해라...선배나 선생님은 네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드니 그건 엄마가 해결한다...확 엎어 버린다.

아이는 알았다고...고개를 끄덕끄덕....싱긋이 웃어버린다.

다꽁에게 난 아마도 싸움닭 이미지가 있을 터였다.

다꽁이 유치원때였나? 친정엄마랑 다꽁이랑 온천을 갔었다.

집 근처였고....늘상 다니던 곳이었고....그래서 늘 하던데로...온천 중 다꽁이 먹을 간식거리(귤)를 챙겨 갔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온천 좀 하고 오니 우리 자리에 있던 귤이 없어진거다....

찾아보니...온천 안 매점 아주머니가 가지고 갔었더라(본인이 가지고 갔으니 나갈때 찾아가라는 이야기도 없었고...온천 주변을 찾아보다 매점 음료 냉장고 위에 올려진 귤을 발견 한 상황)...그래서 아주머니에게 저 귤은 우리 것이고...당신이 말 없이 가지고 간 것이니 돌려 달라고 했다.

그러자 아주머니 왈...온천 안에는 외부음식물 반입 금지란다...

물론 원칙적으로 반입 금지 인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온천이라고 하지만...동네 목욕탕...정도의 온천...관광지로서의 역활도 없고...동네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었고....여태 다들 가지고 와서 여기저기 흘리지만 않으면...먹을 수 있는 분위기였었다. 그리고 더 기분 나쁜 것은 사소한 귤이지만...그 걸 가지고 갈 때는 이러이러하니 일단 맡아 두겠으니 나갈때 가지고 가라...라는 통보 한마디 없이 그냥 가지고 갔다는 것...

싸웠다....다꽁이랑 친정엄마가...나와서 말렸지만....난 그 아주머니랑 대판 싸웠다.....말로....

결국 주인이 내려와서 사과하고...귤을 돌려 주는 걸로 마무리가 되기는 했지만....

말로 격하게 싸울때...주요 골자가 반입금지에 대한 표시가 하나도 없고....여태 관습으로 해 오던 일이었으며...지금도 탕 안에는 귤을 가지고와 먹는 사람들이 몇몇 있으며(나 외에도 가지고 온 사람들 있었다) 관습을 바꾸고자 했으면 일단 공지부터 해야 하는데....공지는 커녕 반입금지에 대한 아무런 표식이 없었다...였다.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다꽁은 많은 걱정을 했단다....매점아주머니 어떻하냐고.....이런...

엄마한테 걸렸으니...큰일 났다고....헐...

다꽁 앞에서 다른 사람과 크게 싸운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아마 다꽁에게는 그 이미지가 크게 남았었나 보다...내가 다꽁이 학교에서 억울하다 느끼면...난 학교를 엎어 버린다고 했는데...다꽁은 엄마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거라고 했었으니까....

초등 5학년때였나?

다꽁이 하교해서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오늘 선생님이 엄마에게 전화를 할 뻔 했단다.

감기 기운이 있어 감기약을 먹고 있을 때였고...점심 급식을 먹고 난 다음 시간....배는 부르고...감기약은 먹었고...너무 졸려 참지못하고 꾸벅꾸벅 졸았는데...선생님이 야단을 치더란다...그래서 다꽁이 선생님께 감기약을 먹어서 졸렸다고 설명했는데...선생님께서 말 대답을 한다고...어머님께 전화를 드리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다꽁이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무마를 했다고...이야기 한다.

내가 왜 그랬니? 엄마한테 전화 하시라고 하지. 했더니...다꽁이 그런다.

그냥 쉽게 넘어 갈 수 있는데 엄마가 와서 선생님께 뭐라고 하면...일이 커진다. 그냥 내가 잘못한 걸로 넘어 가도 된다. 수업시간에 졸은 것은 어찌되었든 내 잘못이다. 하고 했다.

물론 그 문제로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면...난 아마...선생님께 죄송하다고...아이가 선생님께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아무리 약기운을 이길 수 없었어도...선생님께 그렇게 대드는 것은 잘못이라고....내가 아이를 잘 타이르겠다고...했을 거다.

내가 선생님과 트러블이 생기면...아이의 학교 생활이 편치 않을테니까...

하지만 아이는 예전의 그 싸움닭 기질을 엄마가 그대로 발휘하면 더 힘들어 진다는 걸...알았는지...학교에서 전화 오도록 만들지는 않는다.

그래도 아이는 선생님에게 불만인것들....친구들과 이런 저런 좋았던것들과 좋지 않았던 것들...대부분 이야기 해 주는 편이다. 그 어떤 이야기를 해도....엄마는 지 편 인 것을 아니까....

어떤 잘못을 해도 다꽁의 편을 들어 줄 것을 아니까....

 

다꽁이 어렸을 때....아무것도 모르는 엄마였지만...난 나의 어릴때를 생각해 몇가지 규칙 같은 걸 만들었었다.

첫째는 야단을 치게 되면....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아이와 의견을 맞춘 다음...벌칙을 아이가 정하게 한다...

난 어릴 때...내가 뭔가를 잘못했을때...그래서 엄마에게...또는 아버지에게 야단을 맞을 때...한번도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기억이 강하다.

물론 뒤돌아 생각해 보면...분명 내가 잘못한게 맞는데...그 당시 난 야단을 맞으면서 그 야단에 수긍하지 못했다는 기억이 많았다. 그래서 내 아이는 그렇게 야단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했다.

두번째는 야단을 칠 때면....아주 강하게 임팩트 있게 한다.

이건 어디서 주워 들었던것 같은데...야단을 치거나 매를 들때 마음이 약해져서 어설프게 처리하면 아이는 절대로 겁을 내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세번째는 치댄다, 너 못키우겠다. 집 나가 등등

이것도 경험과 주워들었던 이야기 종합해서....내린 결론....

제일 충격이었던게...친구 아이가....5살때였나...야단치다 말을 안들어 너 못키우겠으니 집에서 나가라 했더니...진짜로 짐싸들고...윗집 친구집으로 갔었다는 이야기...그 집에서 4일을 있다가 결국 엄마가 데리러 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내 아이한테는 절대로 그 이야기 안 한다..결심했었다.

다꽁을 키우면서...다꽁이 잘못을 하면...아이를 앞에 앉히고 구구절절 무엇때문에 잘못한것이고...이래서 잘못이고...기본 30여분에 길게는 두시간까지...

그리고 똑같은 잘못을 두번째 저지르면...또다시 설명...설명...설명....그리고 마지막에는 꼭 붙인다. 한번더 이런 잘못을 저 지르면...벌을 받아야 하는데...어떤 벌을 받겠니?

그럼 다꽁은 손들기,,,맞기,,,,등등의 벌에서 꼭 맞는다고 이야기 한다....맞는 양도 결정하라고 하면 한대에서 다섯대까지....다꽁이 결정했었다.

이렇게까지 약속했는데...다꽁은 꼭 세번째 잘못을 저질렀었다. 그래서 앞에서 한 약속을 들먹이며 매를 들었고...선 자세에서 책상 잡고 엎드리라 해서 엉덩이를 매우 세게 약속된 갯수만큼 때렸었다.

그렇게 두번을 때렸는데....

주변에서 누군가가 다꽁에게 엄마가 잘 해주니...라고 물으면 다꽁은 전 맞으면서 커요...라고 대답을 하는 거다.

처음에는 웃으면서 장난하는 거겠거니...넘겼는데...두세번 반복되니...이건 아니다 싶었다.

아이에게...두번..그것도 아이와 약속한 채벌이었음에도...그게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어...앗차..내가 잘못했구나...했다.

그 뒤로는 아이를 정말 현란한(?) 말솜씨로...야단을 쳤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울 엄마...내가 아이를 야단칠때 옆에 있다가..결국 넌 애를 말로 죽인다...라고 할 정도....

그렇게 말로 다다다 야단을 치면서도....절대로 하지 않는 말이...너 못키우겠다...집에서 나가라였다.

대신에 난 엄마는 널 사랑한다. 넌 어떤 일이 있어도 내 딸이다. 네가 무슨 잘못을 하던....내 딸인거에는 변함이 없다. 만약 네가 죽을 죄를 지어 모든 사람이 널 손가락질 한다고 해도 넌 내 딸이고 엄마는 널 사랑한다. 하지만 이왕이면 예쁘고 착하게 크면 좋지 않겠니...그러니 이런 잘못은 하지 말아야지..이러면서 또 다시...말빨....

그것도 아이가 크고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넘어가니...먹히지 않기는 하지만.....그래도...그 뒤로 맞고 자랐다는 이야기는 안한다...

 

직장을 다니면서....아이를 챙기고....집안일을 한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다. 엄마 집에서 나와 우리 식구끼리 살게 되면서...엄마가 해 주던 집안 일들이...정말 숨막히게...힘들었었다.

거기다 우리 식구들....아침은 꼭 먹어야 하고...저녁은 밖에서 먹기에...다꽁 저녁만 챙기면 되었다.

그래서 생각 해 낸 것이 한꺼번에 밥을 많이 해서 공기 공기 담아서 두껑 꼭 덮어 냉동실에 넣어 두고...먹을 때 꺼내 데워 먹자는 거였다.

바쁜 아침이나 다꽁만 먹는 저녁에는 그것만큼 편한게 없었다.

그런데 다꽁은 누군가가 엄마가 맛있는거 해 주시니? 라고 물으면...꼭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요...우리 엄마는 냉동밥 줘요...

헐....

이런....

결국 난 눈물을 머금고....냉동밥을 다 먹은 후 부터....딱 끼니에 맞는 밥을 한다.

아침에 먹고 나면....남은 밥이 없도록....

저녁에는 작은 뚝배기에...다꽁 혼자 먹을 수 있는 밥을....

아침에는 양이 있어 압력솥에 하니...불위에 올려 놓고...씻거나 화장을 하거나 하며....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저녁에는 다꽁 혼자 먹을 밥을 하니..압력솥에는 감당이 되지 않아 결국 아주 작은 뚝배기에 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힘들고 힘들었지만...이게 어느정도...익숙해 지니....이제는 집에 밥이 남아 도는 것을 견지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에고고고

딸래미 말 한마디에....

내 생활이...확 바뀌는데...이건....에효...

그렇다고 철도 안 든 어린 애 한테 다른 사람이 물으면 그렇게 답하지 말고...이렇게 답해..라며 진실이 아닌 답을 요구 할 수도 없었으니까...

지금은...우리 딸....주변에서도 정말 착하다는 말을 듣는 아이다...상황에 따라...내가 이러이러한 일때문에 저렇게 이야기 해 주면 안될까...라며 살짝 진실이 아닌 거짓을 부탁할 때도...정말 잘 들어 준다.

이제는 나랑 웬만한 건 다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랐으니....내가 한결 편해 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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