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or

소지섭 "실제 사랑할 땐 오직 한 사람만 바라봐요"

밝은햇살13 2013. 12. 23. 08:59

소지섭은 '오직 그대만'의 개봉 직전 한국아이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실제 사랑을 할 때도 지고지순한 편이다. 오직 한 사람만 바라본다. 사랑할 때는 그 단 한 사람을 위해 사용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것 같다"고 말했다. 


멜로 영화인지라 필수 불가결했던 한효주와의 애정신 에피소드에 대해 "혹시나 싶어서 며칠 동안 먹지도 않고 복근 운동을 했는데 송일곤 감독님이 그 장면에서 요구를 안 하셨다. 심지어 촬영 직전 조명 세팅 중에도 옆에서 복근 운동을 했다"며 살짝 아쉬움 섞인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소지섭은 옆구리가 시려 오는 가을 '오직 그대만'을 관람하러 오는 관객들에게 "우리 영화를 보고 첫사랑의 떨림과 설렘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누구나 사랑을 시작할 때는 상대의 장단점은 따지지 않고 조건 없이 사랑을 시작하지 않나. 그런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멜로 영화의 타이틀롤은 처음이나 다름없다. 출연 이유는.


▲ 뻔한 멜로 영화인데 되게 와 닿았다. 시기적으로 이런 작품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반면 부담도 많았다. 


-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소감은. 


▲ 내 느낌보다 주위 남자들이 울았다길래 기분이 매우 좋았다. 다들 안에 뭔가 응어리들을 가지고 있나 보다. 


-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매긴다면. 


▲ 51점을 주고 싶다. 이 점수는 나에게 그렇게 짠 점수가 아니다. 사무실 이름도 51k로 했잖나. 49%와 51%의 차이는 얼마 안되지만 승패가 갈리는 퍼센트다. 내 스스로 줄 수 있는 최고 점수다. 뻔하고 진부한 스토리인데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는 관객들 반응은 내게 최고의 찬사다. 


- 촬영하며 힘들었던 점은. 


▲ 영화에서 멜로를 한다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드라마는 시간적으로도 16시간 동안 보여줄 수 있잖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여유도 있다. 영화는 2시간 안에 압축해서 보여줘야 하는데 그 안에 멜로 감정을 내내 잡고 있는 게 힘들었다. 나는 오래 걸린다. 감정을 표현하려면 촬영 이틀 전부터 감정을 잡기 시작한다. 영화는 한 커트 촬영하고 길게는 3~4시간을 조명 등 장비 세팅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 동안 감정의 끈을 안 놓치려 하는 게 힘들더라.


- 격투기 신에서 현란한 발차기 실력을 보여줬는데.


▲ 그 부분은 카메라 워킹 덕을 좀 봤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 특히 종합 격투기 선수인 위승배씨는 데니스 강과도 싸워서 이긴 사람이다. 몸무게만 20kg 차이 나는 분인데 손이 살짝 닿기만 해도 위압적이다.


- 대체로 아프고 힘들어하는 캐릭터가 많았다. 좀 더 편한 캐릭터를 맡을 생각은 없나. 


▲ 뭐가 편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나를 쥐어짜지 않아도 되는 역을 맡아보고 싶기는 하다. 스스로 쥐어짜야만 연기가 되는 스타일이다. 개인적 성향인데 아마 코미디를 해도 쥐어 짤 것이다. 


- 소지섭 팬들은 유독 충성심이 강한 걸로 유명하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이하 '미사')의 팬들이 여전한 팬심을 자랑하는데. 


▲ 그보다 '미사'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비슷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부담 말이다. 이번에 그런 이야기들이 전혀 안 나와 다행이었다. 


- 실제 사랑을 할 때 지고지순한 편인가. 


▲ 거의 그렇다. 한 사람만 본다. 일단 거짓말을 잘 못해서 잘 걸린다. 그래서 아예 포기했다.(웃음) 그리고 그 사람한테도 잘 해주기 부족한 시간 아닌가. 


- 시트콤 출연 경력도 있는데 소지섭하면 아프고 슬픈 캐릭터로만 기억되는데. 


▲ 성공한 작품 중심으로 기억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어두운 캐릭터가 많아서 그렇게 생각들을 많이 해주신다. 그걸 억지고 깨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 그런 사람 아니다'라고 굳이 설명하고 다닐 필요는 없잖나. 그런 이미지가 굳이 나쁘지도 않은 것 같다. 


- MBC '무한도전' 출연으로 큰 화제가 됐는데. 


▲ 요즘 들은 가장 황당한 얘기가 '소지섭도 웃는구나'이다. 실제로 잘 웃는 편이다. 하지만 정말 '무한도전' 출연은 힘들었다. 개그맨들이 존경스러웠다. 사람들을 웃기고 행복을 준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유재석씨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 송일곤 감독의 연출 방식은 어땠나. 


▲ 감독님에 대한 편견을 안 가지려 일부러 작품을 안 봤다. 함께 촬영해보니 아직도 동화 속에 사는 분이었다. 앵글이나 영화에 대한 시각이 다른 분들과 달랐다. 촬영 감독님은 느와르를 많이 찍었던 분이다. 이 두 분의 조합이 묘하게 믹스되어 미묘한 감성을 일으켰다. 


- 한효주와 호흡은. 


▲ 내가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 나이라면 명랑하고 현장에서 방방 뜰 법도 한데 캐릭터를 계속해서 파고 있었다. 나보다 연기에 더 진지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 베드신 에피소드는 없나. 


▲ 나름 베드신이라고 해서 당연히 복근이 나와야 하는 줄 알고 촬영 세팅하는 옆에서 계속 복근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전혀 그런 촬영을 안 하시더라. 베드신을 섹시하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름답게 보여주는 게 첫째 목적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며칠 동안 먹지도 않고 운동 했는데 안 찍으시더라.(웃음) 


- 명품 복근을 드러내는 턱걸이 장면도 있었잖나. 


▲ 명품 복근이라는 것 자체가 참 부담스럽다. 옛날부터 싫었다. 안하고 싶기도 하고. 만들기도 힘들지만 유지하는 게 너무 힘들다. 특히 역할에 맞으면 괜찮은데 역할에 상관도 없이 영화에서 보여주기를 원할 땐 당황스럽다. 이번 턱걸이 신도 정면샷은 안 찍기로 했는데 결국 다 촬영하시더라. 그럴 줄 알았다면 완전히 근육을 갈랐을 텐데 쉽다.(웃음)


- 평소에 과묵하기로 소문난 것과 달리 말을 참 잘 한다. 


▲ 요즘 와서 많이 변했다. 나 혼자 소속사 사무실을 하고 있다 보니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 하더라. 의사소통도 잘 안되고 오해도 생기는 것 같아서 내 생각을 말해야 겠다 싶었다. 주인공을 오래 하다 보니 촬영 현장에 나가보면 아무래도 주인공 위주로 돌아간다. 어느 순간 내가 있는 현장이 무겁고 재미도 없고 그렇더라. 내가 이래서는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로 조금 노력하고 있다. 


-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과는 연락하며 지내나.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은.


▲ 감독님과는 계속 연락하며 지낸다. 대체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는 힘들다. 나는 항상 똑같은데 사람들은 전화나 메시지에 바로 응답을 안 하면 삐진다. 나는 연락이 와도 일주일 후에 답변을 하는 그런 편이니까. 송승헌 형 같은 사람들은 1년에 한 번 만나도 다 이해하는데 말이다. 승헌이 형은 데뷔를 같이 해서 마치 친 형 같다. 둘이 만나면 소주도 마시고 골프 칠 때도 있다. 연기톤이 달라서 한 작품에서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 '소피의 연애 매뉴얼'이나 '게게게노 키타로' 등 중국, 일본 영화에도 출연했는데. 할리우드 진출 계획은 없나. 


▲ 시기가 맞고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하고 싶다. 일본 기획사도 있고 중국 파트너도 있어서 해외 작품은 시기만 잘 맞는다면 기회가 올 것 같다. 다만 할리우드 진출이 첫 번째 목표라는 식으로 중심을 두고 싶지는 않다. 


- 함께 출연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 하정우, 류승범과 함께 하고 싶다. 나는 얼음에 가까운 배우다. 밑으로 끄집어 내린다면 그들은 불타오르는 연기를 잘 하는 것 같다. 이들과 만났을 때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 쉴 때 어떻게 지내나. 


▲ 혼자 있는 걸 좋아하다 보니 친구가 별로 없다. 요즘은 아무 것도 안하려고 한다. 연기할 때 너무 쥐어짜면서 내가 가진 걸 다 끄집어내는 스타일이다 보니 지금 안이 텅텅 비었다. 채울 시간을 줘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선배들도 슬럼프가 있을 텐데 어떻게 극복들 하시는지 궁금하다. 지금은 약간의 슬럼프 시기인 것 같다. 


- 함께 하고 싶은 여배우는 없나. 


▲ 사실 여배우를 잘 모른다. 주위에서 문채원과 박민영 얘기들을 하던데 나이차가 많이 나서 이들과 할 수 있으려나. 어느새 현장에 나가면 스태프를 통 털어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 이상형은 어떤가. 


▲ 내 일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좋다. 또 마음이 따뜻했으면 좋겠고 싫어하는 게 같았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것이야 서로 맞춰주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하면 되지만 싫어하는 일은 다르잖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