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꽁과 나] 엄마한테 맞고 컸어요.....울 엄마는 냉동밥 줘요....
다꽁이 어렸을 때....아무것도 모르는 엄마였지만...난 나의 어릴때를 생각해 몇가지 규칙 같은 걸 만들었었다.
첫째는 야단을 치게 되면....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아이와 의견을 맞춘 다음...벌칙을 아이가 정하게 한다...
난 어릴 때...내가 뭔가를 잘못했을때...그래서 엄마에게...또는 아버지에게 야단을 맞을 때...한번도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기억이 강하다.
물론 뒤돌아 생각해 보면...분명 내가 잘못한게 맞는데...그 당시 난 야단을 맞으면서 그 야단에 수긍하지 못했다는 기억이 많았다. 그래서 내 아이는 그렇게 야단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했다.
두번째는 야단을 칠 때면....아주 강하게 임팩트 있게 한다.
이건 어디서 주워 들었던것 같은데...야단을 치거나 매를 들때 마음이 약해져서 어설프게 처리하면 아이는 절대로 겁을 내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세번째는 치댄다, 너 못키우겠다. 집 나가 등등
이것도 경험과 주워들었던 이야기 종합해서....내린 결론....
제일 충격이었던게...친구 아이가....5살때였나...야단치다 말을 안들어 너 못키우겠으니 집에서 나가라 했더니...진짜로 짐싸들고...윗집 친구집으로 갔었다는 이야기...그 집에서 4일을 있다가 결국 엄마가 데리러 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내 아이한테는 절대로 그 이야기 안 한다..결심했었다.
다꽁을 키우면서...다꽁이 잘못을 하면...아이를 앞에 앉히고 구구절절 무엇때문에 잘못한것이고...이래서 잘못이고...기본 30여분에 길게는 두시간까지...
그리고 똑같은 잘못을 두번째 저지르면...또다시 설명...설명...설명....그리고 마지막에는 꼭 붙인다. 한번더 이런 잘못을 저 지르면...벌을 받아야 하는데...어떤 벌을 받겠니?
그럼 다꽁은 손들기,,,맞기,,,,등등의 벌에서 꼭 맞는다고 이야기 한다....맞는 양도 결정하라고 하면 한대에서 다섯대까지....다꽁이 결정했었다.
이렇게까지 약속했는데...다꽁은 꼭 세번째 잘못을 저질렀었다. 그래서 앞에서 한 약속을 들먹이며 매를 들었고...선 자세에서 책상 잡고 엎드리라 해서 엉덩이를 매우 세게 약속된 갯수만큼 때렸었다.
그렇게 두번을 때렸는데....
주변에서 누군가가 다꽁에게 엄마가 잘 해주니...라고 물으면 다꽁은 전 맞으면서 커요...라고 대답을 하는 거다.
처음에는 웃으면서 장난하는 거겠거니...넘겼는데...두세번 반복되니...이건 아니다 싶었다.
아이에게...두번..그것도 아이와 약속한 채벌이었음에도...그게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어...앗차..내가 잘못했구나...했다.
그 뒤로는 아이를 정말 현란한(?) 말솜씨로...야단을 쳤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울 엄마...내가 아이를 야단칠때 옆에 있다가..결국 넌 애를 말로 죽인다...라고 할 정도....
그렇게 말로 다다다 야단을 치면서도....절대로 하지 않는 말이...너 못키우겠다...집에서 나가라였다.
대신에 난 엄마는 널 사랑한다. 넌 어떤 일이 있어도 내 딸이다. 네가 무슨 잘못을 하던....내 딸인거에는 변함이 없다. 만약 네가 죽을 죄를 지어 모든 사람이 널 손가락질 한다고 해도 넌 내 딸이고 엄마는 널 사랑한다. 하지만 이왕이면 예쁘고 착하게 크면 좋지 않겠니...그러니 이런 잘못은 하지 말아야지..이러면서 또 다시...말빨....
그것도 아이가 크고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넘어가니...먹히지 않기는 하지만.....그래도...그 뒤로 맞고 자랐다는 이야기는 안한다...
직장을 다니면서....아이를 챙기고....집안일을 한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다. 엄마 집에서 나와 우리 식구끼리 살게 되면서...엄마가 해 주던 집안 일들이...정말 숨막히게...힘들었었다.
거기다 우리 식구들....아침은 꼭 먹어야 하고...저녁은 밖에서 먹기에...다꽁 저녁만 챙기면 되었다.
그래서 생각 해 낸 것이 한꺼번에 밥을 많이 해서 공기 공기 담아서 두껑 꼭 덮어 냉동실에 넣어 두고...먹을 때 꺼내 데워 먹자는 거였다.
바쁜 아침이나 다꽁만 먹는 저녁에는 그것만큼 편한게 없었다.
그런데 다꽁은 누군가가 엄마가 맛있는거 해 주시니? 라고 물으면...꼭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요...우리 엄마는 냉동밥 줘요...
헐....
이런....
결국 난 눈물을 머금고....냉동밥을 다 먹은 후 부터....딱 끼니에 맞는 밥을 한다.
아침에 먹고 나면....남은 밥이 없도록....
저녁에는 작은 뚝배기에...다꽁 혼자 먹을 수 있는 밥을....
아침에는 양이 있어 압력솥에 하니...불위에 올려 놓고...씻거나 화장을 하거나 하며....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저녁에는 다꽁 혼자 먹을 밥을 하니..압력솥에는 감당이 되지 않아 결국 아주 작은 뚝배기에 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힘들고 힘들었지만...이게 어느정도...익숙해 지니....이제는 집에 밥이 남아 도는 것을 견지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에고고고
딸래미 말 한마디에....
내 생활이...확 바뀌는데...이건....에효...
그렇다고 철도 안 든 어린 애 한테 다른 사람이 물으면 그렇게 답하지 말고...이렇게 답해..라며 진실이 아닌 답을 요구 할 수도 없었으니까...
지금은...우리 딸....주변에서도 정말 착하다는 말을 듣는 아이다...상황에 따라...내가 이러이러한 일때문에 저렇게 이야기 해 주면 안될까...라며 살짝 진실이 아닌 거짓을 부탁할 때도...정말 잘 들어 준다.
이제는 나랑 웬만한 건 다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랐으니....내가 한결 편해 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