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꽁과 나] 잘 모르는 엄마때문에....미안해...
다꽁이 6살쯤이었을까....
햇살이 따가웠던 초 여름....다꽁이 베란다에 붙어서 누구야 누구야....친구 이름을 부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놀이터에 친구들이 놀러 나왔는데...다꽁이는 할머니가 햇살이 따가우니...못나가게 해서....이러고 있다는 거다.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그려러니...
그런데 할머니가 하실 말씀이 많으셨나 보다...
아이들과 놀게 했더니...집으로 우르르 몰려와 노는데....
철모르는 아이들이 냉장고 문도 함부로 열고...장농문도 열어 본다고...
그게 싫었던 할머니...아이들에게 말은 못했지만....다꽁이 친구집에 가는 것을 못하게 했다고.
그리고 지금 햇살이 저렇게 뜨거운데...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면....힘들어 질 수 있으니...5시 정도에 아파트 그늘이 놀이터에 드리울때 나가서 놀면 된다고...
그런 줄 알았다.
그게 아이에게 최선인 줄 알았다.
일을 하던 나는 퇴근하고 집에가면 무척 지쳤었다.
그래서 빨리 씻고...편안한 옷으로 갈아 입은 뒤에는 혼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았다.
그 당시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그런데 퇴근하고 집에가면 다꽁이 놀아 달라고...조른다....그게 너무 너무 피곤해서...아이를 밀쳐냈다.
내가 책을 읽고 있으면 책을 읽어 달라고 내게 다시 조른다...
난 그것조차 귀찮아...저리 가 놀아라 했다.
아이가 내 눈에 들어 오지 않았던...나만의 피곤과 힘듬을 풀어내야 했던 시기였다.
그러면 아이는 내 손에 있던 책을 뺏어서 집어 던지고 울고....했지만...난 책을 들고 다른 방으로 들어가곤 했었다.
내가 피곤하니....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부드럽지 않았고...그래서 난 아이를 피했다.
그게 최선인줄 알았다.
어느 휴일....정말 오랜만에 다꽁과 함께....놀이터로 나갔다.
물론 내 손에는 책이 들려 있었고...
다꽁이 놀이터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본 다음...난 놀이터 한 켠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었다.
한 10여분이 지났을까?
책에서 고개를 들어보니...다꽁이 혼자 놀고 있다...
다른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 다니며 이런 저런 놀이를 하고 있는데...다꽁만 혼자 있었다.
다꽁을 불러 왜 혼자 노냐고 물어보니...모르겠단다....친구들이 놀아 주지 않는단다...
갑자기 불안해졌다.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아동심리상담소를 찾았다.
아이의 눈 높이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어 줄 능력이 나에게 없었으니까....
다꽁의 성향은 정말 좋은데...엄마가....양육자가...아이의 사회성을 발달시키 못했단다.
다 엄마 잘못이란다.
다꽁의 주 양육자는 할머니와 엄마...그런데 할머니는 아이가 천천히 하나 하나 배워나가는 것을 기다려주지 못한채...아이가 스스로 못한다 판단하고 아이를 위해 할머니가 대신 해 주셨고...
한창 친구와 어울려 놀면서 사회성을 길러야 할 시기에...친구와 어울리지 못하게 막았었다.
아이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할 엄마는 아이를 밀어내기에 급급해...아이와 정서적 유대관계를 가지지 못한...잘못....
결국...모든게 엄마 탓이었다.
아이는 놔 둔채..엄마이 나 보고 부모교육을 받으란다...
엄마만 바뀌면 아이는 저절로 좋아 질 거란다.
그 당시 들었던 생각....아이 잘못이 아니니 다행이다....모든게 내 잘못이니 다행이다.....정말 다행이다....
나만 바뀌면 되는 것이니 진짜 진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