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or

[소지섭] 2010.09 코스모 폴리탄 인텁(펌)

밝은햇살13 2014. 5. 25. 15:42

 

장담하건대, 마주한 상대가 누구든 소지섭은 진심을 담아 매우 확실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것이다. ‘단답형’일 수는 있지만 ‘정답’이란 확신이 드는 말일 것임은 확실하다. ‘이유’ 없이 움직이지 않고, ‘고민’ 없이 하루를 사는 것이 싫다는 그의 말이 폼 잡는 걸로 들리지 않는 것은 그가 꾸밀 줄 모르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열정’에 대해 갈증을 느끼며 사는 배우 소지섭은 그래서 오늘도 또 멋지다
 
워낙 ‘단답형’ 배우로 소문나서 인터뷰 전 좀 걱정됐다.

원래 성격이니 어떡하겠나. 나도 그런 소문을 들었는데 나름대로는 남 힘들 게 하는 게 싫어서 고치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더 힘들어 하더라. 너무 어색하다면서. 솔직히 데뷔 초엔 반항심에 더 말 안 하고, 더 짧게 대답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때 나에게 배우 일은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었으니까. ‘좋아서 하는 일’이 된 지금은 좀 변한 것 같은데, 어떤가?

우선 스타트는 괜찮은 편이다. 여자 모델들하고 촬영해서 기분이 업됐나보다, 생각하던 중이었다.

물론 좋긴 하지만 내가 워낙 낯을 많이 가리고 쑥스러움을 많이 타서…. 하하. 이 나이에도 내가 아직 이렇다. 좀 문제지?

웃으니 귀여운 표정도 나오는 것 같다. 의외다!

헉, 귀엽다는 말은 거의 안 들어봤는데.

배우는 아티스틱한 직업인데, 말 없고 조용한 게 흠은 아니지 않나? 자기 감정에 파묻혀 있을 수도 있는 거지.
요즘은 배우에게 연기 말고도 그 외적인 걸 많이 요구하니까. 대인 관계도 좋아야 하고, 비즈니스 능력도 있어야 한다. 사무실 식구들이 딸려 있으니까 나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지는 못한다.

아, 이제 결혼할 나이지 않나? 절친인 권상우는 결혼해서 아기도 낳았는데 좀 분발해야 할 것 같다.

아직 결혼 생각은 없다. 한 마흔쯤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애를 하고 싶긴 한데,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다. 이 나이에 만날 차 안에서 데이트할 순 없으니까. 남들 시선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연애할 수 있을 때, 여자에게 맘 놓고 다 쏟아부을 수 있는 상황이 될 때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다.

글쎄, 그런 때가 올까? 어찌 됐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여자에게 뭐든 다 해줄 것 같은 이미지다.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굉장히 헌신하는 스타일 맞다.(또 쑥스러운 웃음) 다른 여자는 하나도 눈에 안 들어오고 정말 딱 여자친구만 시야에 들어온다. 사랑하며 만나고 있을 땐, 그녀가 행복해하는 일이라면 뭐든 다 해주고 싶어진다. 뭐, 다들 그렇지 않나?

그런데 대체 왜 여자친구가 없나? 외모나 능력, 대한민국 상위 1% 아닌가! 거기에 여자친구에게 헌신까지 하는데 마다할 여자가 있을 리 없지 않나!

솔직히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하는 타입이다. 그래, 내가 사랑에 관해서만큼은 굉장히 저돌적인 면이 있지. 한번 찍으면 중도에 포기하는 법이 없으니까. 그간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으니 그 방법이 꽤 통하는 것 같다.

글쎄, 저돌적인 방법 때문이라기보다는 당신의 외모 덕일 가능성이 더 높을 수도. 지금 대한민국에서 명실공히 가장 잘나가는 소지섭의 이상형은 누군가?

믿거나 말거나, 외모보다 성격이나 그 사람만이 가진 분위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 번 만나면 적어도 2~3년은 사귀었던 것 같다. 아니면 한 달 안에 깨지는 거고. 내 사람이다, 아니다는 대부분 한 달 안에 결정나는 것 같다. 이상형은 좀 자주 바뀌는데, 한때는 고소영 스타일을 좋아했다.

외모 안 본다면서!

앗, 그런가? 말이 그렇다는 거지, 뭘 그렇게 발끈하나. 나도 남잔데 예쁜 여자가 싫을 리는 없지 않나.


혼자 사나?

5년쯤 됐다, 혼자 산 지. 혼자 빨래도 하고 드물지만 요리도 하고. 먹는 대로 찌는 체질이라 다이어트 중일 때가 맣은데, 혼자 살면 집에 먹을 것을 치워버릴 수 있으니까, 그건 좋은 것 같다.

당신에 대해 대중이 가지는 편견이 있나?

흠, 나대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지 멀게 느끼는 것 같다. 거기에 별 불만은 없지만 가끔 팬들이 써준 글을 보면 쑥스러울 때가 있다. 난 그리 멋있는 사람도, 엄청 고뇌에 차 있는 사람도 아닌데….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 중 한 명일 뿐이다.

<로드 넘버원> 시청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시청률에 완전히 초탈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연연해하지도 않는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로드 넘버원>은 최초로 사전 제작된 드라마였는데, 배우 입장에서 앞으로 드라마 촬영이 ‘사전 제작’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스타트를 끊은 작품에 출연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평이 어떻든 개인적으로 드라마나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 것도 사실이고.

촬영과 방영이 동시에 진행되지 않아 주위 반응을 느끼고 피드백 얻을 기회가 없어 시청률이 저조하지 않았을까?

오히려 촬영하는 중간 중간 피드백 따라 반응 살필 일이 없으니까 흔들림 없이 작품에 열중할 수 있어 훨씬 좋았다. 제작진과 공유했던 틀에서 벗어남 없이 일관성 있게 촬영함으로써 완성도도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른쪽 어깨에 못 보던 문신이 있다. 언제 새긴 건가? 뭐라고 적힌 거지?

바로 얼마 전에 새겼다. 위쪽에 이건 호텔이고 자세히 보면 바로 밑에 ‘킹덤(KINGDOM)’이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아래엔 다이아몬드. 어렸을 때부터 호텔을 짓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을 잊지 않으려고 호텔을 그려 넣었고, 흔들리지 말고 지금의 나 자신으로 남겠다는 의지로 영원불멸의 다이아몬드를 새겼다. 등에도 문신이 있는데,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의미로 문신을 새기고 있다.

<로드 넘버원>에서 김하늘과의 베드신 보니까 등 문신이 살짝 나오더라. 보기에 따라 극 몰입에 방해된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배우에게 문신은 조금 위험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역할에 제한이 올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생각 안 해본 건 아닌데, 오히려 그래서 더 문신을 새기자고 다짐한 계기도 됐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긴 문신인 만큼 그 의미를 더욱더 잊지 말자는 의지인 거지. 또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탄탄대로인 배우의 길에 스스로 장애물을 하나 놓아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장애물이 하나 있으면 일의 소중함이랄까 절실함이랄까, 그런 걸 느끼면서 일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호텔’을 꼭 몸에 새겨두고 싶었는데 지금은 물론 행복하고 기쁘게 일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배우가 아닌 완전히 다른 꿈이 하나 있다는 여지를 스스로가 기억하며 일을 했으면 했기 때문이다. 배우가, 그리고 연기가 내 유일한 것, 모든 것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냥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




출처] 코스모폴리탄 - STAR STORY 열정에 대해 갈증을 느끼는 배우 소지섭|작성자 듀이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