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

늘어지는 다꽁이....답답한 나

밝은햇살13 2013. 12. 10. 17:48

다꽁이가 축축 늘어진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나보다 한 30분 먼저 들어온 다꽁이가 간식을 먹고 있다.

그런데 간식을 먹고 나면 침대에 들어가 뻗어 버린다.

피곤하고 힘들때 쉬는 건 나도 뭐라고 할 마음이 없다.

하지만 제대로 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 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함이 싫다.

난 뭐든지 다 해놓고 제대로 쉬자는 주의고...다꽁이는 그냥 먼저 쉬고 나중에 하자는 생각.

내 생각이 옳다고 우기고 싶지는 않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니..엄마와 딸이라고 같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먼저 쉬어버리니 정작 본인이 해야 할 일들은 뒤로 밀려버린다.

그 밀린 것들을 하느라 정작 쉬어야 할 밤에는 잠을 안자고 부스럭 대고 있다.

그 모습을 못 보겠다.

늦은 밤 불이 켜진 다꽁의 방을 보는 순간 화가 치민다.

초저녁에 좀 해 두지 싶은 마음....

화도 내 보고 달래도 보고 무시도 해 보고 인정도 해 보려고 했지만 결국 난 또다시 화를 내고 말았다.

나랑 스타일이 다르니 다른 스타일...인정하고 싶어도...

결국 난 또 내 스타일을 다꽁에게 강요하는구나 싶지만

머리는 정리가 명쾌하게 되는데 내 감정들이 뒤엉켜 버린다.

아이에게 화를 내고있는 내 모습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뒤 돌아서 후회 하지만...

난 또다시 아이에게 내가 여태 만들어온 것들을 강요 하고 화를 내고 있다.

다꽁이 책상에 앉아 머리카락을 꼬면서 멍때리는 모습들을 보면 더 이상 이성은 없어져 버린다.

또 내가 움직이는 소리가 나면 다꽁의 방에서 들리는 후다닥 소리들....정말 정말 싫다.

이 답답함이...가슴을 억누른다.